광고계에서 장수모델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 김혜자 고두심 김남주 등 브랜드를 대표해온 전속모델들이 연달아 자리를 내놓았다. 짧게는 7년,길게는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왔던 브랜드 "얼굴"들이 바뀌고 있다. LG생활건강 "라끄베르"의 간판모델로 활동해온 탤런트 김남주씨는 이달말로 만료되는 전속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95년 브랜드 런칭 때부터 시작된 "7년간의 관계"를 청산한 것.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는 탤런트 한은정이 최근 "투톱"으로 함께 기용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엔 16년간 "미원"과 "청정원"의 얼굴이었던 고두심씨가 대상과 결별했다. 고씨는 "미원"시절 모델로 발탁된 후 "고두심=청정원"이란 이미지를 굳혔다. 그런데 대상은 최근 광고 전략을 바꿨다. 모델과 고객층간 연령 차이가 벌어지고 청정원 제품군이 다양해짐에 따라 제품별로 적절한 모델을 내세우기로 한 것. 지난 2월엔 김혜자씨가 "다시다"와 27년 전속관계를 끝냈다. 김씨는 1975년 제일제당이 다시다를 내놓을 때부터 모델로 활동하며 "한 브랜드 최장수 모델"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상당수 젊은 주부들은 다시다를 "어머니 세대가 썼던 조미료"라고 생각하게 됐고 제일제당은 신세대 주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품을 리뉴얼함과 동시에 모델을 바꾸기로 했다. 이에 따라 김혜자-고두심간 오랜 광고모델 대결은 막을 내렸다. "장수급"은 아니지만 "대표 얼굴"로 각인된 모델이 갈리는 경우도 늘었다. 동서식품은 "맥심"모델을 톱탤런트 고소영에서 이미연으로 바꿨다. 고씨가 란제리 맥주 등 광고 출연이 잇따르면서 이미지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에서라고.고씨를 기용하고 있는 삼성카드도 모델 교체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표 얼굴들이 갈리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되는 장수 모델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반면 모델이 나이가 들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함께 늙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동서식품 "프리마"의 안성기-이현미 커플(20년),코리아나의 채시라(11년),"스피드011" 한석규(6년)는 변함없이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