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6주 연속 하락하면서 다우지수는 4년 전,나스닥은 6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당초예상치를 밑도는 기업들의 수익과 이라크전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서부 항만 파업도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다우지수는 2.25% 떨어진 7,528.40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5% 가까이 하락한 1,139.9였다. S&P500은 3.2% 내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6주 연속 떨어졌다. 낙폭과대로 인한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비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반등론의 근거는 과거의 주가흐름.미국증시는 직전 3개월 동안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경우에는 다음 분기 중 그에 버금가는 상승폭을 보여줬었다는 것.네드베이비스증권연구소는 2차대전 이후 S&P500지수가 한 분기에 15% 이상 떨어지면 반드시 강한 반등을 보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랙먼데이가 있었던 지난 87년 4분기 23% 하락한 바로 다음 분기(88년 1분기) 12% 상승하고 다음 2년간 43% 올랐다. 닉슨 미 대통령이 사임한 지난 74년 3분기 주가는 26% 급락한 뒤 1년 뒤에는 32%,2년 뒤에는 66% 올랐다는 점 등이 과거사례로 종종 인용된다. 올 3분기의 주가 낙폭이 17%였던 만큼 앞으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근거이기도 하다. 실제 미국 뉴저지에서 46억달러를 운용하는 로드아커트증권의 투자담당임원인 로버트 모리스는 "주가낙폭 수준과 거의 모든 업종에서 매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반등시점이 가까워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며 "앞으로 2,3년간 주가가 40~50%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가장 큰 요인은 기업들의 이익 감소.지난주 뱅크오브뉴욕 쉐링플라우 보잉 EMC AMD 등 많은 기업들이 예상보다 낮은 이익을 발표하며 주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 서부 항만파업사태가 길어지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운송업체인 벌링턴노던이 항만파업으로 하루 4백만달러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히는 등 관련기업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 UBS워버그는 항만파업이 10일간 지속되면 전반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델컴퓨터가 수익과 매출증대에 힘입어 지난주 1.9% 상승했으나 다른 기업들에서 이같은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오는 11일 3분기 실적발표 예정인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 GE를 비롯 펩시 주피터네트워크스 야휴 등의 실적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11일 발표예정인 도매물가와 소비자판매동향도 주가 흐름을 결정 짓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