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4일 엄낙용 전산업은행 총재의 '상부 지시' 발언에 대해 "취임 인사차 엄 전총재가 왔었지만 그런 얘기를 했을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김부겸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다만 후임자로부터 '김충식 사장이 그런 얘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전임자로서 함께 걱정하고 위로해주니까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엄 전총재가 상부 지시는 한광옥 비서실장이란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는데맞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대해 "만약 그런 얘기를 했더라도 나와 한 실장 밖에 모르는 일일텐데 엄 전 총재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위원장은 또 "엄 전총재는 지난번에는 오규원 이사의 얘기를 들었다고 했고 오늘은 정철조 부총재의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 등 의문이 있다"며 "김 사장이 대북사업이 민간차원에서 하는게 아닌만큼 경협자금에서 지원해달라는 얘기를 오해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 전 총재와 대질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함께 "대북지원설은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며 "당시 게이트 때문에 복잡한 상황이어서 갑작스러운 질문에 기억을 떠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엄 전 총재는 이날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 "현대상선 4천억 대출에 대해 당시 산은 총재였던 이근영 위원장도 '상부의 지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김준억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