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는 4일 "현대상선 4천억 대출에 대해 당시 산은 총재였던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도 `상부의 지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엄 전 산은 총재는 이날 국회 재경위 국감에서 "2000년 8월 산은 총재 취임 이후 현대상선 4천억원 대출에 대해 보고받고 당시 산은 총재였던 이근영 금감위원장을 찾아갔더니 `자기도 고민 많이 했다.상부의 강력한 지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상선 대출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국정원 3차장과 청와대 회의 보고 이후 현대상선 김충식 사장이 대출금 상환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엄 전 총재는 이어 "지난달 국감장에서 현대상선 관련 발언을 하기전 주변의 몇몇과 상의했다"며 "국감 증인으로서 사실만 말했을 뿐이고 이 것(주변 사람과 상의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 6월 서해교전 당시 우리 함정을 공격한 적의 함정이 새로운 무기와 화력으로 무장된 함정이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만약 우리가 지원한 자금에 의해 우리의 전경들이 공격당하는 사례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민을 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엄 전 총재는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현대상선 대출의 대북지원 관련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부인이나 긍정을 하지 않았다. 엄낙용 전 산은총재 (서울=연합뉴스)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