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2기 내각'이 30일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개각 규모는 교체 6명, 유임 11명으로 소폭이었으나 고이즈미 정권이 그동안 내걸어 왔던 구조 개혁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점이 두드러져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는 `1내각 1각료'라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공약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개각을 회피해 왔다. 그러던 그가 취임 후 1년5개월 만에 개각을 단행한 것은 현 내각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경제 노선 불화 등을 그대로 두고서는 구조 개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금융상을 교체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경제재정상이 금융상을 겸무토록 한 것은 금융기관이 안고있는 부실채권 처리를 본격, 가속화하겠다는 뜻이다. 경질된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그 동안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공적 자금 투입 문제를 둘러싸고 다케나카 경제재정상,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상 등과 정책 마찰을 빚어왔다.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특히 "지금은 공적자금을 투입할 정도의 금융위기 상황이아니다"며 총리의 대책 검토 지시 마저 거부함으로써 이번 개각에서 '교체 1순위'로 지목돼 왔다. 그의 교체로 고이즈미 총리가 2004년도까지 마무리짓겠다고 천명한 부실채권 처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개각에 대해서는 주식 시장 등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교체 여부가 주목됐던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의 유임과 경찰을 관장하는 국가 공안위원장의 교체는 현재의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되, 일본인 납치 사건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외상직을 둘러싸고는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晉三) 관방 부장관 등이 잠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