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30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8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노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권위주의,특권주의를 청산하고 공정한 사회,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 후보는 "수도권 집중 억제와 낙후된 지역경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청와대와 중앙부처부터 옮겨가겠다"면서 "청와대와 북악산 일대를 서울시민에게 되돌려줌으로써 강북지역 발전에 새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 "중산층과 서민들의 꿈을 앗아가는 부동산투기는 결연한 의지로 반드시 뿌리뽑겠다"면서 "5년 내에 전국민의 70%가 건강한 중산층이 되도록 연 7%선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소득재분배 정책을 강력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굳건한 안보역량의 확립과 한·미·일 협력체제위에서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키겠다"며 "남북정상회담을 정례화해 변화하는 동북아 신질서 형성에 북한을 동참시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선대위 출범 안팎=이날 출범식엔 민주당 현역의원 50여명과 원외 지구당위원장,노사모회원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한광옥 정균환 최고위원,장태완 고문 등 비노·중도계 인사들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화갑 대표는 축사를 통해 "정당은 승복의 문화와 협력의 정신이 필요하다"며 "원칙과 정도를 갖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고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선대위에는 현역의원의 절반인 56명이 참여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 외에 조순형 정동영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또 한 대표계인 배기운 전갑길 고진부 김화중 정철기 의원 등이 선대위에 대거 참여한 점도 눈에 띈다.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노사모 회원들은 전국에서 보내온 '희망의 돼지저금통' 1천5백70개(모금액 6천5백만원 가량)를 노 후보에게 전달했다. ◆비노·반노진영 반응=반노파인 송석찬 의원은 "대선에서 패할게 뻔한데 선대위를 출범해서 어쩌겠다는 거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병석 의원도 "노 후보와 정몽준 의원으로 나뉘어서는 대선 승리가 희박한 만큼 후보 단일화는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기류를 의식한듯 한 대표도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한 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슬기롭게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