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은 최근 부진한 조선경기 속에서 유럽에서 PC(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등 12척을 3억달러에 수주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옵션분 4척을 포함한 이같은 수주량은 현대미포조선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유관홍 사장은 수주를 위해 추석연휴도 반납한 채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현지 영업활동에 전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미포조선은 먼저 지난 17일 이란 국영탱커선사로부터 3만5천t급 PC선 5척을 1억3천만달러에 수주했다. 오는 2004년에 각각 인도될 이들 선박은 길이 1백76m,폭 31m,높이 17m로 평균 15노트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는 중형 PC선이다. 현대는 이어 19일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대 중량물 운반선사인 도크와이즈사로부터 '블루 말린'호의 개조공사를 2천6백만달러에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5만7천t급인 반잠수식 중량물 운반선의 좌우 너비를 21m 연장하고 추진시스템과 발전기를 교체해 세계 최대급인 7만8천t급으로 개조하는 것으로 선박의 운송능력을 40% 가량 확장시키는 초대형 공사다. 또 20일에는 영국 마린 크로스사와 3만1천5백t급 PC선 6척을 1억5천만달러에 수주하는 의향서를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국 수주전에서는 저가수주 전략을 앞세운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은 이번 수주로 올들어 9월말까지 모두 18척을 수주했다. 수주잔량은 60여척으로 2년여치에 달하는 일감을 확보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