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당국이 자체적으로 시행 중인 의약품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 대신 제약사의 생동성시험을 인정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식약청은 최근 제약사가 자체 연구시설이나 인력을 활용해 자사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동성 시험을 허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생동성 시험기준 개정안'을 입안예고했다. 식약청은 그동안 생동성 시험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능력을 갖춘 대학병원 등 85개 시험기관을 지정해 이곳에서 실시한 생동성 시험만 인정해왔다. 식약청은 그러나 제약사가 직접 실시한 생동성 시험은 허용하지 않았다. 생동성 시험이란 동일성분, 동일함량, 동일제형(생김새)의 약이 인체 안에 들어가 일으키는 흡수.대사.분포.배설 과정의 반응을 비교함으로써 약효가 동일한 지를확인하는 시험이다. 개정 약사법은 고가약처방 억제를 통해 보험재정을 절감하기 위해 생동성 시험을 거친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사가 의사의 사전동의 없이도 처방약을 다른 약으로 바꿔 대체조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생동성 시험에 드는 비용이 품목당 5천만∼7천만원에 이르는 데다 제약사들이 생동성 시험을 거치더라도 실제 대체조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시험 참여를 꺼림에 따라 시험 자체가 부진한 실정이다. 식약청은 전체 2천개 의약품에 대해 생동성 시험을 실시한다는 목표 아래 우선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보험급여 지급액이 많은 항생제 등 24개 성분, 405개 품목을 지정해 생동성 시험을 실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지금까지 실제로 생동성 시험을 거쳤거나 진행 중인 것은 255개 품목에 불과하다. 더구나 255개 품목 중에서 244개 품목은 제약사가 의약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생동성 시험을 실시해야 하는 품목들인 점을 감안할 때 자발적으로 생동성 시험을 실시한 품목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 의약품안전과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생동성 시험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다며 자체 연구실에서 실시한 생동성 시험을 인정해달라고 건의해 이를 수용하게 됐다"면서 "제약사가 공정하게 생동성 시험을 실시하는지 현장실사를 강화하는 한편,시험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신뢰성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