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앞선 나흘간의 상승세에서 조정을 받고 있다. 엔화 강세 등 밤새 대외여건이 개장초 환율 하락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틀전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의 역송금수요, 역외매수, 업체 결제수요 등이 어우러져 환율은 낙폭을 축소했다.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순매수를 보이고 있으나 매수규모가 극히 미미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최근 개장초 환율 등락요인을 반영한 뒤 장중 좁은 변동폭에 머무는 양상이 이날도 연장되고 있다. 장중 이슈 부재로 거래동인이 없어 오후에도 큰 폭의 등락은 제한될 전망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90원 내린 1,225.8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밤새 엔 강세를 반영, 전날보다 6.70원 낮은 1,222.00원에 출발한 환율은 곧 1,225.50원으로 낙폭을 줄인 뒤 1,224원선으로 반락했다. 이후 역송금수요 유입으로 환율은 오전 9시 55분경 1,226.40원까지 올라선 뒤 한동안 1,225원선에 묶여있다시피 했다. 그러나 오전장 후반 달러/엔 상승으로 11시 38분경 1,226.30원까지 올라선 환율은 다시 1,225원선 후반으로 반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이슈가 없어 일정 레벨에 수렴하고 있을 뿐"이라며 "수급상 1,226원 위에서는 대기매물이 있는 반면 정유사 결제수요 등이 바닥을 받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월말 네고장세 분위기도 나지 않고 오후장에는 현 수준에서 위아래 2원 범위면 충분할 것"이라며 "1,230원 목전에서는 레벨 부담감이 있어 추가 상승하려면 달러/엔 상승이라는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월말을 앞두고 있지만 네고물량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주식순매도분 역송금수요는 어느정도 해소가 된 것 같고 장중 방향성은 여전히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밤새 하락했으나 이날 공적자금 공방이나 주말 G7회담을 앞두고 있어 섣불리 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달러/엔의 등락이 크지 않다면 달러/원도 오후에는 1,222∼1,227원에 묶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선 뉴욕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일본 정부의 은행권 공적자금 투입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122.24엔에 마감한 뒤 이날 도쿄에서 반등하고 있다. 개장초 일본 닛케이지수의 상승으로 122엔 밑을 잠시 하향했던 달러/엔은 공적자금 투입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며 반등, 낮 12시 현재 122.40엔을 기록중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야나기사와 하쿠오 금융상이 이에 반박해 엔화는 쉽게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는 모습이다. 달러/엔은 주말 G7정상회담을 앞두고 등락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 같은 시각 1,000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일시적으로 매도우위를 보인 뒤 2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나흘째 ‘팔자’를 지속, 8억원을 처분했다. 이틀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셈.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