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실종된 일명 '개구리소년'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발견된 26일 5명 소년 가운데 1명인 김종식(실종 당시 9세)군의 슬픈사연이 현장을 찾은 경찰과 시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함께 실종된 5명의 소년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렸던 김군은 사건 당일 넉넉하지못한 가정 형편 때문에 휴일인데도 출근한 부모를 대신해 집을 지키다 동네 형들이와룡산에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길을 나섰다 소식이 끊어졌다. 이후 김군의 부모는 다른 다섯 소년의 가족과 함께 생계를 포기하고 전국을 찾아 헤맸지만 사건 발생 11년이 넘게 아무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사건 발생 10년이 되던 지난해 3월 김군의 아버지 철규(당시 49세)씨가 건강이 악화돼 간암 판정을 받았고 7개월여동안 병마와 싸우다 지난해 10월 아들을 잃어버린 한을 품은 채 숨을 거뒀다. 학창시절 운동선수로 활동했을 만큼 건강했던 김씨가 숨지자 다른 개구리소년의가족들은 아들을 잃어버린 한과 슬픔이 건강을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해 슬픔을 더했다. 김씨가 숨진 뒤 종식군의 어머니 허모(44)씨도 남편과 아들을 잃어버린 슬픔을가슴속에 묻은 채 어디론가 사라져 이날 현장에는 다른 소년들의 가족과 달리 종식군의 삼촌이 찾았다. 그러나 다른 유가족과는 달리 삼촌인 탓에 종식군의 유골을 제대로 확인할 수없어 경찰과 시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유골 발견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한 시민(33)은 "종식이가 하늘에서나마 아버지를 만나 굶주림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