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지선 설정을 도모하고 나섰다. 증시는 여전히 허약한 내부 체력으로 해외변수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단 최근 급락세가 진정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종합지수 700선과 연중 저점이 맥없이 무너지며 향후 600선을 고려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지수 수준까지 거론되던 극도의 침체 분위기가 다소 회복된 것. 물론 악재로 작용해온 해외변수가 별달리 달라진 것은 없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는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발발 가능성도 상존한다. 박스권 하단부가 설정될 때까지 대응을 늦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증시가 단기 급락으로 과매도 국면에서 해외악재를 어느 정도 반영한 점을 감안할 때다. 단기적으로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수급과 심리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 급락세는 진정됐지만 = 증시에 호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만큼 내부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통제나 회피 가능성이 낮은 해외변수에 의해 등락하는 증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수월치 않다. 다만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박스권 하단부 형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1차적으로 종합지수 650선이 지지선 역할을 담당하고 2차로는 지난해 박스권 상단부로, 신뢰도가 두터운 630선이 하방경직성을 확보한다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는 것. 먼저 미국 경제지표 악화 등 해외변수가 여전히 비우호적이나 증시의 선반영성 등을 고려하면 이들 악재는 현 지수대에 어느 정도 악재가 녹아들어갔다는 판단이다. 추가 충격을 배제할 수 없지만 급락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맥락에서 증시의 최대 호재인 ‘싸다’는 메리트가 증가하고 있는 종목이 하나둘 씩 증가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는 우량주도 예외없이 최근 무차별적인 급락장세에 파묻혀 지나갔기 때문이다. 아울러 극도의 수급 불균형이 개선될 여지도 점쳐진다. 외국인 매도와 기관의 손절매가 정점을 지나가고 있다는 평가 속에 분기 결산과 상장지수펀드 도입을 앞둔 기관의 패턴 변화가 관심이다. 바닥수준인 매수차익잔고도 물론 우군이다. ◆ 무심한 ‘뉴욕 바라기’ = 미미한 수준의 심리와 수급으로 뉴욕증시의 영향력에 대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미국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그리고 뉴욕증시 움직임에 따라 희비를 거듭하는 ‘천수답’ 장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뉴욕증시가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의 연속성을 보여줄 경우 빠른 회복이 관측되지만 경제여건은 무심하다. 경제지표는 잇따라 ‘빨간불’을 내고 있고 3/4분기에 이어 4/4분기 기업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다만 뉴욕증시 역시 전 저점 수준에서 극적인 반등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반등세 연장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번주 말에는 뉴욕이 서울에 앞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갈 수 있을 지가 시험될 경제지표가 기다리고 있다. 목요일 뉴욕에서는 제조업 경기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경제지표인 내구재 주문이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8월 내구재 주문이 7월 8.7% 증가에 비해 큰 폭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신규주택 판매건수가 나온다. 8월 신규주택 판매건수는 7월에 비해 소폭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월 기존주택 판매건수가 예상치를 하회하고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상황이어서 미국경제를 지탱한 한 축인 주택경기 동향이 더 주목된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