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 피오리나 미국 휴렛팩커드(H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의 정보가 디지털화되고 정보기술(IT) 시스템이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신뢰성이 IT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오리나 회장은 2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HP월드'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3년 후 데이터량이 지금의 7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 경우 정보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신뢰성이 가장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피오리나 회장은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기업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HP가 BEA MS 등과 대대적인 제휴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피오리나 회장은 컴팩과의 합병으로 탄생한 '뉴(New) HP'는 디지털과 인터넷이 만들어 낸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IT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HP는 컴팩 합병에 따른 감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1만5천명보다 1천8백명 늘리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감원은 내년 10월 말까지 완료된다. HP는 기업의 IT 투자 위축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긴 6∼18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에 감원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HP는 이익을 내고 있는 서비스 및 프린터 사업부문에서는 새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P는 10월 말까지 감원키로 한 1만명 가운데 6천6백명을 지난 8월 말 내보냈다. 로스앤젤레스=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