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여성 전용 서비스인 "드라마"(KTF)와 "카라"(SK텔레콤)가 오페라와 영화를 소재로 한 새 광고를 내놓고 두번째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반지의 퀸" 이혜원씨가 나오는 광고와 유명 여배우들의 결혼식 사진이 등장하는 광고로 맞붙은지 2개월여만이다. 드라마가 독주하던 휴대폰 여성 전용 서비스 시장에 카라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두 브랜드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처럼 정기적인 광고 대결을 벌이며 "여심(女心)잡기"에 나설 공산이 커졌다. 월드컵 열기를 활용하기 위해 전편에서 안정환 선수의 부인 이혜원씨를 내세웠던 드라마는 최근 선보인 새 광고 "오페라"편을 찍기 위해 전속 모델인 탤런트 이영애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보냈다. 검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케이프타운 인근의 한적한 해안도로에 서 있는 이영애.옆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자동차가 있다. 먼곳을 응시하던 그녀는 갑자기 해안도로를 달린다. "보고 싶은 건 세상 없어도 보아야 하는 여자의 마음,남자는 모릅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녀가 차를 버리고 도착한 곳은 요하네스버그의 오페라 극장.광고는 차가 고장나도 꼭 보고 싶은 오페라는 달려가 보고 싶다는 "여자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사라브라이트만의 "울게 하소서"(영화 파리넬리의 메인 테마)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한껏 북돋운다. 드라마 광고가 "오페라"를 소재로 삼았다면 지난 14일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카라의 새 광고는 영화를 소재로 채택했다. 전편에서 "당신과 결혼하고 싶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던 카라는 명화의 클라이막스 장면들을 이용해 주 타킷인 기혼 여성들의 가슴을 적신다. 광고는 다락방에서 영사기가 돌아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벽에 비친 옛날 영화의 명장면들을 보며 미소짓는 배우 김선경은 남편의 전화를 받고 행복해 한다. 광고의 백미는 영사기에서 흘러나오는 추억의 명화이다. "로마의 휴일","티파니에서 아침을","로미오와 줄리엣","러브스토리"등에 나오는 세계적인 여배우들.카라 광고는 이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평생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하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여자들이 많이 닮고 싶어 하는 오드리 헵번 스타일이나 순수한 사랑을 지키려는 올리비아 핫세의 모습은 카라가 만들어가는 여성상을 대표한다. 광고대행사인 화이트커뮤니케이션즈는 사랑을 테마로 한 국내외 영화 수백편이 적힌 리스트에서 30대 이상 기혼 여성들이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영화"로 꼽은 4편을 골랐다. 이번 광고에 배경음악으로 깔린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는 어린이들이 허밍으로 불렀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드라마와 카라의 여심 잡기 경쟁.두 브랜드가 내놓은 "오페라"편과 "명화 명장면"편 가운데 여성들은 어느쪽을 더 선호할지 관심거리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