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복귀를 조건 없이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어떠한 의심도 불식시키기 위해 유엔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가 무기사찰단 수용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98년 사찰단이 마지막으로 철수한 이후 4년 만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라크의 제안은 회피전술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백악관은 즉각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라크의 제안은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결의를 피하려는 전술적 기도"라며 "미국은 사담 후세인이 파기한 유엔의 16개 결의안을 집행할 수 있도록 유엔의 명령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도 "이라크의 사찰단 복귀 수용 서한은 이라크내 모든 금지된 무기개발 시설과 프로그램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함이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