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의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계기로 현대중공업 주가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원의 대선출마가 가시화된 월드컵대회 직후에 비해 현대중공업 주가는 23%가량 떨어져 있다. 당시 10.5%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도 17일 현재 9.6%로 0.9%포인트 줄었다. 수치상으론 정 의원의 대선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외국인 매도가 늘고 주가도 떨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최근 주가하락에 대해 "선박가격 하락 등 조선업종의 펀더멘털 악화가 같은 시기에 드러난 게 주요인이며 대주주의 대선출마라는 시장외적 부담이 추가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미 연초부터 펀드에서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전체 조선업종의 비중을 최소한으로 가져가고 있다"며 "이는 조선업종 의 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용준 수석연구위원은 "초대형 유조선 기준으로 선가는 최근 1척당 6천3백만달러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작년 평균가격보다 10% 가량,재작년 호황기 때보다는 17% 내린 수준"이라며 "제품가격 하락이 현대중공업 주가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우리증권 이종승 연구원은 "정 의원이 대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며 "선가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내년 하반기와 내후년의 실적전망을 어둡게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자신의 지분을 국내 금융사에 신탁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대우증권 조 연구위원은 "최소한 경영권에 대한 불확실성은 걷혔고 주가에는 중립적인 재료"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선 펀드매니저들은 현대중공업이 정치적인 변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는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가장 회피하고 싶은 변수가 불확실성"이라며 "시장에 우량종목들이 많은데 굳이 정치적 격랑 한 가운데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