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만 해도 맹위를 떨치던 폭염과 폭우도 9월 중순 들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잠잠하다.
한가위가 가까워지면서 계절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낮엔 좀 더워도 아침과 저녁으론 쌀쌀함을 느끼니 말이다.
일상사 바빠 많은 것을 잊고 살지만 자연은 어김없이 이런 우리에게 또다른 계절이 이미 왔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제주도에서 안구 파열 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전국 10여개 병원에서 수술 불가 통보를 받았다가 인천에서 수술받고 실명 위기를 넘겼다.27일 인천 나은병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제주도 한 사찰에서 70대 A씨가 톱으로 나무를 정리하던 중 길이 3∼4㎝ 나뭇조각에 눈을 맞았다.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각막 열상을 동반한 안구파열 진단을 받았고, 병원 측은 A씨를 실명 위험이 높은 중증외상 환자로 분류했다."하루 안에 수술받지 않을 경우 시력 보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병원 진단에 A씨 보호자와 119구급대는 수술 가능 병원을 찾아 나섰지만, 제주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대구, 서울, 경기, 인천 등 주요 응급의료기관 10여곳에서 "수술할 의사가 없어 응급 수술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이때 인천 나은병원이 A씨의 시급한 사정을 고려해 응급 수술을 결정했고, 남상휴 안과 과장은 즉시 수술 준비에 돌입했다.긴급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에 온 직후 응급 수술받고 실명 위기를 넘긴 A씨는 현재 빠른 회복세를 보여 다음 주 퇴원할 예정이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전설의 지휘자에겐 최고의 악기가 하나씩 있다. 바로 공연장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에겐 미국 보스턴심포니홀이 그랬다. 1900년 지어진 이 건물은 현대 음향학을 설계에 반영한 세계 첫 공연장이다. 당시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이던 클레먼트 서빈은 쿠션이 있는 객석 수로 음의 잔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알아내 그 공식을 설계에 도입했다. 흡음재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을수록, 공간 용적이 작을수록 잔향 시간이 짧아진다는 점도 반영했다.이렇게 도출된 최적의 건물 규격은 높이 18.6m, 길이 38.1m, 너비 22.8m. 이 수치는 보스턴심포니홀에 ‘공연장의 스트라디바리우스’란 별명을 가져다줬다. 공연장은 그 자체로 훌륭한 악기였다. 번스타인은 자신의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를 1949년 초연하는 것으로 보스턴심포니홀에 애정을 나타냈다. 다른 지휘자들도 콘서트홀이란 악기를 품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겐 베를린 필하모니가, 구스타프 말러에겐 빈 무지크페라인이 악기였다.이제는 이들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없다. 하지만 레코드판(LP) 앨범에 담긴 이들의 작품을 원음과 가깝게 재현하는 음악 감상 공간이 우리에게 있다. 음악 애호가들이 긴 시간 수집하고 어루만진 오디오와 악기들이 그곳에 있다. ‘그때 그 소리’를 탐닉하기 위해 디지털 대신 아날로그를 고수하는 공간. 역사가 100년에 가까운 빈티지 오디오와 직접 제작한 스피커 앞에 서면 옛 거장들이 세월의 파도를 헤쳐 다가오는 것 같다.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보인다고 하면 과장일까. 1930년대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에서 바이올린 현의 미세한 떨림과 호른을 때리는 호흡의 잔향, 피아노 건반에 닿는 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