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생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선택의 다양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공계 인력은 '하나의 줄'밖에 없기 때문에 지원을 기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과정(건설환경공학 전공) 정광영씨는 학보인 '카이스트'의 최근호에서 고교생의 이공계 기피 원인을 이같이 분석했다. 정씨는 이어 "새로운 시험제도를 도입해 이공계와 인문계 출신을 적절하게 선발하고 연구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사과정(재료공학 전공) 김경섭씨는 "이공계 진학 기피현상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지 고교생들의 일과성 선택으로 빚어진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 연구소에서 발표한 '과학기술 인력 30만명 부족'등과 같은 막연한 통계는 고교생의 이공계 기피를 더욱 부추길 뿐"이라며 "한 해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이공계 인력이 얼마고 작년에 몇 명이 취업했는지 등 이공계 인력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도출될 때 이 문제 대한 처방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