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84) 전(前)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미국이 그동안 외교, 특히 이슬람권에 대한 외교에서 중대한 실수들을 저질러 왔으며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미국이 오히려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 가운데 한명인 만델라 전 대통령은 10일자 미국시사 주간 뉴스위크 최근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970년대 말 이슬람 혁명을 몰고온 이란 국왕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무력 사용 등 미국이 그동안 중대한 외교적 실수를 저질러 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이 현재 말하고 있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비토(거부)가 겁난다면 밖으로 나가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이것이 현재 그들이 세계에 보내고 있는 메시지로 가장 강력한 논조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은 미국내 군수 및 석유 업계를 기쁘게 하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열망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믿을만한 기구로부터 중재를 요청받을 경우 이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앞서의 사안들을 감안하면 "아무 힘없는 나같은 개인은 결코 중재자로서 적합하지 않으며 유엔과 같은 기구가 중재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이라크를 공격하려면 사전에 유엔의 지지를 얻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부시 미 행정부의 외교적인 노력과 관련,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자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면서 "(대 이라크) 강경론자인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하고 있으며 부시를 현대적 감각에 맞도록 움직일 수있는 유일한 사람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다"고 지적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지난 64년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무장 저항을 지지한 혐의한 투옥돼 수 십년간 복역한후 풀려난뒤 지난 90년 유색인종으로서 최초의 남아공 대통령에 당선, 5년간 단임 집권한 뒤 지난 99년 물러났다. (서울=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