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리우회의 이후 지난 10년 동안의 지속가능발전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구체적 실천목표와 전략을 채택하기 위해 1백6개국의 국가원수를 포함, 1백89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던 세계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가 4일 폐막됐다. 지구 온난화,오존층 파괴,생물종의 감소,사막화 현상 등 지구 환경문제에 따른 인류 공멸의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92년 유엔 인간환경회의 20주년을 기념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가 개최된 바 있다. UNCED는 21세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본원칙으로 리우 선언을 통해 행동강령인 의제 21을 채택했다. 그러나 실질적 성과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아 올해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WSSD)를 개최해 의제 21의 구체적인 실천목표와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비정부조직(NGO)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지구가 당면한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점들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 역시 구체적인 전략과 목표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의에서는 깨끗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위생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 사는 20억 빈민 인구를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2020년까지 인체 건강과 환경에 유해한 화학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없애자는 것,2010년까지 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대체물질을 개발도상국들이 입수할 수 있도록 할 것,2012년까지 해양 생물종 보호구역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것 등 사안에 따라서는 우리에게 민감한 사안들이 합의되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깨끗한 물'의 공급이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목표 달성에 중요한 요건임을 재확인하는 등 세계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빈곤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초점을 모았다. 미국과 기타 석유생산국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재생가능 에너지의 사용비율을 높이는 문제에는 합의가 안됐으나,기본적인 원칙에는 대체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현재의 생활형태를 미래세대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발전으로서,이번 회의의 선언문에서는 환경보전과 함께 지방 국가 지역 및 세계 수준에서의 사회 경제 개발이 그 중심 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온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한 지구환경의 보전은,세계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필요 충족 없이는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대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에 합의는 이루어지지 못했으나 환경적으로 유해하고 자유무역을 왜곡하는 보조금의 철폐 문제 등 무역 관련 안건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는 파급효과가 대단히 큰 사안이다. 또한 해양생태계 보호구역을 만들어 원양어업이 제한될 수 있는 방안도 우리나라는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런 것들을 선진국들의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생각해 왔고,또 그 판단은 옳을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이에 대증요법 방식으로 대응하면 장기적으로 비싼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회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고 정석대로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 스스로가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우리 스스로의 가치관을 지속 가능한 개발 우선으로 바꾸어 나갈 때 우리 자신의 안전과 건강도 지키면서 국제적인 환경 이슈에도 대처할 수 있다. 그러자면 국가는 지구정상회의를 계기로 지구적 관점에서 제시된 과제를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종합계획을 마련해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기업은 자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제품개발과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의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대응방식이 국제사회의 큰 흐름을 읽고,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만들어질 때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예측 가능한 미래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