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하루에 2백㎖짜리 우유 1팩씩만 더 마셔줘도 낙농가는 큰 힘을 얻게 됩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조흥원 조합장(60)은 4일 "낙농가와 유업계를 도우려면 소비를 늘려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조 조합장은 "분유 재고가 적정선의 2배에 달한 지금의 시련을 극복할 묘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젖소를 죽여야 하는 낙농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소비자들의 도움을 거듭 호소했다. 서울우유가 인기그룹 god를 내세워 'God of Milk'라는 우유 소비촉진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조 조합장은 "개인한테는 티끌이지만 2천만명이 참여할 경우 하루 4백만ℓ라는 '태산'이 된다"면서 자신도 얼마 전부터 매일 6백㎖의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꼭 우유의 효능을 역설하는 전도사역도 자처하고 있다. 손님을 만나거나 회의를 할 때는 우유나 요구르트를 내놓는다. 조 조합장이 이처럼 우유 소비촉진 운동에 앞장서게 된 것은 유례없는 우유 재고 때문. 올해 우유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12.5%나 증가한 반면 소비는 4.1%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분유 재고가 적정 수준의 2배인 2만t에 육박했다. 낙농육우협회 부회장이기도 한 조 조합장은 "협회에서 전체 젖소의 10% 가량인 3만두를 도태시키는 등 고통분담에 나섰지만 마리당 생산성이 급격히 좋아져 실제 생산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유업계나 제과업계도 국산 분유를 적극 활용하고 유가공업체들이 좋은 유제품을 개발한다면 문제 해결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우유 수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