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신당 갈등은 노무현(盧武鉉) 후보 진영과 반노(反盧) 진영간 대선전략을 둘러싼 기본적 시각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노 후보 진영은 이번 대선은 기존의 지역대결 구도가 약화되면서 세대.이념간대결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반면 반노 진영 및 일부 중도파 의원들은 이를 "현실정치를 무시한 발상"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노 후보측 관계자들은 "이미 고착된 지역표는 어쩔수 없다"면서 "그러나 `3김정치'가 끝나면서 새로운 정치의 출현을 기대하는 유동층이 늘어난 만큼 이들을 세대교체와 개혁성으로 견인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영남의 반(反) DJ 정서가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표로 결속돼있고 호남은 여전히 민주당에 우호적이며, 충청권은 이회창 후보와 노 후보, 정몽준(鄭夢準) 의원지지표로 3분돼 있지만 과거와 같은 극단적 표쏠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오히려 20-30대의 젊은 개혁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선거의 관건이라고 이들은 분석한다. 노 후보가 인터넷 선거운동을 강조하고 그를 지지하는 개혁신당 추진세력들이 온.오프 라인을 통한 10만명 당원 모집 등 `노풍 재점화'에 나서고 있는 것도 세대교체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반노 진영은 노 후보가 스스로 `개혁지향'으로 지지층을 좁히면서 `이상정치'에 함몰돼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번 선거 역시 영.호남의 대립속에 캐스팅 보트는 충청 등 중부권이 쥐게될 것이며 이들의 표심을 얻는 것이 대세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지난대선에서 `DJP 연합' 구도가 주효했음을 반증으로 들고 있다. 지역대결 구도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당내 이인제(李仁濟) 의원이나,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의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한데도 노 후보가 오히려 이들과 각을 세우면서 `호남 고립구도'를 자초하고 있다고 이들은 비판한다. 한 중도파 의원은 "국민경선 당시 호남에서 노 후보를 지지한 것은 그가 영남표를 어느정도 가져올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거치면서 노 후보의 영남 득표력은 허구임이 증명됐고, 오히려 충청 등 중부권 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는 이 의원이나 김 총재가 노 후보와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만큼 충청권에서 양자 또는 3자 대결에서 모두 1위를 달리는 정몽준 의원을 내세울 수 밖에 없다는 강경론과 노 후보의 정통성을 인정해 일단 시간을 두고 향후지지율의 향방을 지켜본뒤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자는 온건론이 맞서 있는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