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강후약의 궤적을 그리며 강보합권에 착지했다. 대체로 나흘째 상승세를 진행하던 환율은 엔 강세 진행과 공급 우위로 하락 반전하기도 했으나 힘겹게 오름세를 지탱했다. 이월 네고물량이 축적되면서 차츰 물량 압박을 가했다. 상승 기대감을 품던 달러/엔 환율이 118.80엔에서 막혀 반락하면서 역내 달러매수(롱)플레이는 힘을 잃고 포지션이 처분됐다. 외국인은 엿새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시장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 특정 레벨에서는 추격 매수나 매도가 자제됐다. 뉴욕장이 노동절로 인해 휴장이라 밤새 달러/엔은 의미가 없는 가운데 화요일도 수급동향에 따라 1,200원대을 중심으로 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50원 오른 1,202.40원에 9월의 첫 거래일을 마감했다. 이날 고점은 1,207.80원, 저점은 1,201.5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6.30원을 가리켰다. ◆ 부유하는 환율 = 달러화의 방향이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박스권을 쉬이 탈피할만한 이슈가 없다. 결제수요가 조금씩 소생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한쪽으로 급격하게 몰릴 장세도 아니다. 당분간 좀 더 관망하면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시간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정유사의 결제수요가 꾸준히 있었지만 이월 네고물량이 많아 공급이 앞섰다"며 "달러/엔이 상승하지 못하고 빠진 데다 주식순매수가 1,000억원을 넘어 심리적으로 영향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나 달러/원 모두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며 "내일은 1,200원을 놓고 공방이 예상되며 당분간 그같은 과정을 거친 뒤 1,190원이든 1,210원이 깨지는 흐름으로 파생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오르지 못한 데다 이월 네고물량, 주식순매수 전환 등으로 매물부담이 가중됐다"며 "달러화도 당분간 한 방향으로 기울긴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쪽으로 큰 충격이 강해져야 박스권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00원 밑에서는 매수세가 있고 1,205원은 아직 막히고 있어 1,200원 중심으로 공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외인, 엿새만에 주식순매수 전환 = 그동안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던 국내 증시의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엿새만에 순매수로 방향을 바꿨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1,171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켰다. 다만 코스닥시장에서는 53억원의 매도우위였다. 대기 역송금수요가 있었지만 모처럼 대규모로 주식 사자에 나서면서 환율 상승을 짓눌렀다. 달러/엔 환율은 118엔대에서 머물렀으나 오름폭이 차츰 축소되는 궤적을 그렸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18.38엔으로 넘어온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 등으로 추가 상승했으나 118.80엔에서 저항을 받았다. 달러/엔은 차츰 일본 수출업체 네고 등에 밀리면서 오후장 급락세를 보이며 오후 4시 50분 현재 118.42엔을 기록중이다. 이날 뉴욕이 노동절로 휴장이기 때문에 달러화의 변동곡선은 완만할 전망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11원선까지 하향하기도 했으나 같은 시각 1,014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3.10원 높은 1,205.00원에 9월의 첫 거래일을 열고 차츰 오름폭을 확대, 9시 57분경 고점인 1,207.80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환율은 달러/엔의 반락과 차익실현매물로 소폭 반락, 한동안 1,205∼1,206원을 오가다가 장 막판 이월 네고 등으로 11시 54분경 1,204.50원까지 밀린 뒤 이 선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204.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204.30원으로 잠시 올랐다가 이월네고, 외인 순매수 확대 등을 타고 3시 8분경 저점인 1,202.00원까지 흘러내렸다. 갭을 메운 환율은 달러되사기(숏커버)의 등장으로 한동안 1,203원선을 맴돌다가 달러/엔 추가 반락으로 4시 10분경 저점인 1,201.50원까지 되밀린 뒤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8,9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3,1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800만달러, 2억8,600만달러가 거래됐다. 3일 기준환율은 1,204.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