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몰사태는 인터넷 쇼핑몰이 무단으로 고객정보를 빼내 마케팅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성은 물론 이런 개연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인터넷상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인터넷업체에 대한 신뢰성 하락으로 전자상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건 경위 삼성몰은 지난 7월말 문제가 된 광고솔루션을 설치한 이후 이 솔루션으로 2번의 이벤트광고를 실시했다. 그러다가 오류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달 20일. 삼성몰 사이트 접속 후 다른 사이트에 접속할 때 익스플로러가 다운되면서 인터넷접속이 불가능해 졌다. 게다가 프로그램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PC의 자동종료가 불가능해지는 등 갖가지 장애가 발생했다. 회사측은 부랴부랴 사이트에 팝업공지를 띄워 "광고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솔루션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하고 29일 오후부터 프로그램 오류를 고칠 수 있는 패치를 배포하고 나섰다. ◆왜 문제가 되나 삼성몰이 사생활을 침해하면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빼내 마케팅에 활용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삼성몰의 광고솔루션을 개발한 쇼테크 측은 "고객의 컴퓨터에 상주하고 있다가 삼성몰의 쇼핑 정보를 선택적으로 끌어들이는 기능만 할 뿐 고객 정보를 밖으로 빼내지 못하도록 프로그램이 설계돼 개인정보 유출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컴퓨터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형식이 해킹 프로그램인 '백 오리피스'와 흡사해 고객들의 개인 정보를 빼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삼성몰에 접속하면 회원 PC의 윈도 레지스트리에 '.dll'을 확장자로 갖는 실행파일이 하나 더 생성돼 사이트 방문기록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기술적으로 네티즌 몰래 PC내의 데이터까지 빼내갈 수 있다"며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았더라도 의혹을 부추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윤리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번 파장은 최근 급성장세를 타고 있는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개별 고객에게 특화된 쇼핑정보를 제공해 매출을 높이려는 타깃마케팅이 붐을 타고 있어 개인사생활 침해 소지가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몰 파장은 당장 네티즌들의 쇼핑몰 기피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며 "성장기에 들어선 국내 전자상거래 산업에 큰 피해를 주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이뤄지나 삼성몰은 새로운 솔루션의 검증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 대한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혀 피해를 입은 네티즌들의 불만을 사고있다. 네티즌들은 삼성몰의 광고 솔루션 오류 때문에 중요한 데이터를 분실했고 업무 시간을 낭비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금전적 보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성의있는 보상이 없을 경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이번 파장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영태·송형석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