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사의 진출로 한국 LCD업체들의 신제품 개발 속도가 보다 빨라질 것입니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에 지난달 30일 LCD(액정표시장치) 액정기술센터를 오픈한 독일 머크사의 액정사업담당총괄 유르겐 겔하우스 부사장은 "한국의 LCD산업이 가장 다이내믹하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에 기술센터를 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이 센터는 LCD의 핵심부품인 액정의 개발은 물론 생산까지 맡게 된다. 세계 액정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머크는 일본에서 생산한 액정을 일본 한국 대만 등 LCD업체들에 공급해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투자에 신중한 일본 업체들의 LCD사업 성장속도가 예상에 비해 떨어지자 한국에 별도로 기술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겔하우스 부사장은 "일본 기술센터가 한국과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보니 머크사로부터 액정의 80%를 공급받는 한국 LCD업체들과 신제품 개발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조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해소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LCD산업 성장에 따라 기술센터를 확대하겠다"며 "액정 외에 광학필름과 컬러필터의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겔하우스 부사장은 "LCD는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와 유기EL에 비해 해상도 전력소모 색상유지 등에서 강점이 있어 향후 5년간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술센터 건설과정에서 "한국의 건설회사들이 독일의 안전기준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기준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한국 장비업체들이 없어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