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틀째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박관용 국회의장이 30일 오후 "31일 오전10시 본회의 사회를 보겠다"고 밝혀 해임안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처리시한은 31일 오후 2시35분까지이며 이 시간내 처리되지 못하면 자동폐기된다. 한나라당 이규택,민주당 정균환,자민련 김학원 총무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총무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담직후 박 의장은 "계속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사회를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표결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는 한나라당과 '실력저지'방침을 정한 민주당은 31일 본회의에서 정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서청원 대표는 이날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의원총회에서 결의를 다졌다. 내부 단속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서 대표는 "법무장관 해임은 선거관리 내각의 중립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오만한 발상에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법무장관 해임안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혀 표결이 무산되더라도 해임안을 다시 제출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이규택 총무는 해임안 처리시한인 31일까지 소속의원 전원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또 민주당이 표결 저지조를 편성해 해임안처리를 원천봉쇄할 것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이와 함께 자민련과 군소정당,무소속 의원들과 연쇄접촉을 갖고 표결동참을 부탁하기도 했다. ◆민주당=이날 의원총회에서 법무장관 해임안 적극 저지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한나라당의 단독처리 가능성에 대비해 소속 의원들을 10여명씩 8개조로 편성,국회 의장실과 한남동 의장공관,본회의장 등에 배치했다. 한화갑 대표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가 법을 무시하고 노골적으로 일당독재의 마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비장한 각오로 모든 것을 버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소속 의원들을 독려했다. 정균환 총무는 "해임안이 통과되면 총리가 없어 새 법무장관을 임명할 수 없다"며 "무정부상태를 만들어 대선에서 이 후보가 유리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