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이 쌀 과잉재고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에게서 쌀을 사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에게 보내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노총은 28일 남쪽 농민들과 북녘 동포들의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남북노동자 통일쌀 나누기운동'을 하반기 주요사업중 하나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내달 하순께부터 산하 각 단위 노조에서 모금운동에 착수, 최소 수억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한 뒤 오는 11∼12월 쌀 출하기에 쌀을 사들여 1차로 북에전달한 뒤, 다시 2차 모금 및 쌀 전달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단위 노조들이 지역 농민회 등과 자매결연, 쌀 직거래를 통해 노동자-농민 사이의 '풀뿌리 연대'를 형성한다는 목표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안정적인 쌀 구매 물량을 제공하는 대신, 시가보다 약간낮은 가격에 쌀을 공급받기로 하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측과 접촉,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그간 국내 보수적 여론에 의해 가로막혀온 정부차원의 대북 쌀지원을 재차 촉구하는 한편, 상층 교류사업에 치중해 온 통일운동을일상적 수준으로 확산시켜 쌀을 매개로 한 '노동자-농민-북한민중 3자연대'를 이룰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북한 동포들이 심각한 식량난으로 죽어나가는가운데 남쪽에서 남아도는 쌀을 가축용 사료로 쓰기로 했다는 것은 민족의 비극이고국제적 망신"이라며 "'없는 이의 아픔'을 아는 노동자들이 남쪽 농민과 북한 동포를돕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