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시점을 계기로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전날 1만4천계약까지 선물 순매수규모를 늘렸던 외국인은 이날 1만1천계약이상을 털어냈다. 외국인의 이같은 포지션 변화는 매수주체의 실종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활력을 잃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종합주가지수는 27일 1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720대로 밀렸다. 종합주가지수가 저항선인 750선 돌파에 실패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완료,1조원대 가까이 늘어난 매수차익거래 잔고,외국인의 급격한 선물매수규모 등이 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장세는 급등락장세보단 당분간 조정이 이어지는 횡보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여부를 지켜보면서 개별종목 중심의 방어적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약세장에 대비하는 시장대응이 바람직=외국인은 이날 현·선물을 대거 내다팔며 조정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이 놓여있는 750선대를 뚫지 못하고 재차 밀리는 양상을 보인 만큼 단기적으로 20일선 지지여부를 살피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장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추세 변화를 보인 만큼 기술적 지표를 이용하는 신중한 투자자세가 요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이나 기관의 포지션을 볼 때 지수가 급등락을 보이면 이로울 게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방향을 하락에 무게를 두되 중요한 지지대에서는 저가매수를 노리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손실을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개별종목 중심의 투자전략=전문가들은 약세장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추격매수보다는 개별종목 중심의 대응전략을 적극 권하고 있다. 우리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1주일 사이에 1만여계약을 샀다 팔았다 하는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선물시장에 투기적인 세력이 개입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을 때 선물을 사들이기 시작한 외국인이 자사주 매입이 끝나가는 이날 한꺼번에 털어낸 게 눈길을 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증시를 견인해온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진 만큼 지수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SK증권은 외국인의 매도전환 등으로 당분간 조정장세를 피할 수 없다며 '선(先)조정'을 거친 종목에 관심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정환 SK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영향을 끼칠 만한 돌발악재가 아니라면 주가는 시간을 두고 제자리를 찾게 마련"이라며 "수급 악화로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한 종목은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원래 수준으로 회귀하는 성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신규 매수는 방어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불확실한 기업경영 환경에선 자사주 취득 등의 방식을 통해 주가방어에 나설 여력이 있는 현금보유 금액이 많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