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장까지 지낸 전직 고위 경찰간부가 경찰조직개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백형조 前경찰대학장(66)은 최근 동국대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전자정부시대의 경찰조직 개혁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경찰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은 '초고속 정보화 추세의 사회흐름에 맞춰 경찰도 피라미드식 관료조직에서 벗어나 시민들을 보살피기 위해 빠르게 서비스하는 조직으로 변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현직 경찰이 새겨 들을만한 주제다. 1963년 경찰에 투신해 전남·북 도경국장,치안본부차장 등을 거쳐 경찰대학장을 지낸 백씨는 91∼92년 전남도지사,94년부터 4년간 경찰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85년 동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뒤 공직생활에 바빠 박사학위에 도전하지 못하던 백씨는 96년 가을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용기를 내 학업을 재개,6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됐다. "좀 더 혁명적인 생각을 담고 싶었지만 막상 연구를 시작해 보니 이상과 현실이 많이 달라 고민이 많았다"는 백씨는 "경찰이 진정으로 시민을 위하는 조직으로 변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 현재도 경찰계 원로로 원광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나이도 많고 혼자 공부하느라 무척 힘들었다"면서 "막상 끝내고 보니 너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