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규 3년 기록.' '올상반기 경상이익 3백억원 달성.' 지난 2000년 3월15일 인천제철(현 INI스틸)에 합병된 강원산업(현 INI스틸 포항공장)의 올 상반기 현주소다. 합병 전 강원산업의 경영상태는 최악이었다. 1996년 4천5백억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한 후 철강수요가 급감한 게 주된 요인이었다. 99년에는 회사와 노조가 극한 대립으로 맞서 무려 43일간이나 공장가동을 중단시키는 최장기 파업을 기록했다. INI스틸의 흡수합병을 앞두고는 고용불안을 느낀 근로자들이 합병반대 농성에 들어가는 바람에 조기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됐다. 3년이 지난 요즘 INI스틸 포항공장의 생산현장은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의 호황에 따라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연일 풀가동중인 포항공장은 연생산량이 제강기준으로 INI스틸 전체의 약 40%(3백32만t)에 달한다. 부실기업에서 알짜기업으로 거듭난 비결은 뭘까. INI스틸은 무엇보다 강원산업의 기존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고 모두 포용했다. 포항공장 임직원이 합심단결하는 원동력이었다. 사원복지에도 신경썼다.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해마다 5백억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달 말에는 포항 제1공장 종합복지관을 건립해 비좁은 목욕탕을 사용하던 현장사원들의 불편함을 해소시켰다. 종합복지관에는 이발소 체력단련실 휴게실을 갖췄다. 제2공장에도 종합복지관 건설을 추진중이며 오는 10월말 준공할 예정이다. 또 인천과 포항 두 공장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차원에서 지난해 4월 연간 생산능력 10만t 규모의 포항 중형2압연공장을 과감하게 폐쇄해 버렸다. 제품을 특화시키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런 노력은 노사화합.노사관계 안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상호 믿음을 바탕으로 올해 3년 연속 임금 및 단체협약 무분규 타결이란 커다란 성과를 이뤄냈다. 당장 포항공장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당초 목표치보다 4백22억원 증가한 5천8백95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도 계획보다 22억원 증가한 3백억원을 기록해 회사전체 경상이익의 26%를 차지했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업현장을 독려한 김재주 포항공장장(56.부사장)은 "합병 후 고용불안을 극복하고 생산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직원들이 고마울뿐"이라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