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8개 대학이 한독연구단지(KGIT)를 설립키로 한 것은 독일의 선진적인 산·학 협력모델을 한국에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독일측은 한국의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한국을 활용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그러나 한독연구단지가 설립되기 위해선 자금 조달 등 풀어야 할 숙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앞으로의 추진계획 등을 살펴본다. ◆ 설립배경 독일의 선진적인 산.학 협력모델을 도입하려는 한국측 입장과 한국의 고급 기술인력을 확보하려는 독일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한국은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독일연구소를 유치, 첨단기술 혁신시스템 및 전문인력 개발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동연구소를 설립, 독일이 보유 중인 첨단기술을 이전받고 한.독간 기술교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측도 한국의 고급 기술인력과 상당한 규모의 교육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한상엽 한독산학협동단지(KGIP) 사장은 "독일에서는 공학박사 육성을 위해 국가가 모든 교육비를 지원한다"며 "한국의 우수 기술인력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독일 연구소나 기업에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열에 비해 열악한 한국의 공학 교육환경 또한 독일대학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만든 요인중 하나다. 독일이 한국의 교육분야에서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기업들이 동북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다. ◆ 향후 계획 자금조달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한독산학협동단지(KGIP)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전문기관인 대만의 오슬로그룹, 스위스 UIT 등로부터 2천5백억∼3천억원의 건축비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오슬로그룹과는 합작투자 방식으로, UIT와는 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 방식으로 구체적인 자금도입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독산학협동단지는 두 기관이 제시하는 조건을 비교해 자금 도입 방식을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한 사장은 "오슬로그룹과는 2억달러 규모의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지분 30%를 인정받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UIT와는 연 3%의 이자율로 자금을 차입하는 협상을 진행중이다. 한 사장은 독일 대학컨소시엄(KDU)으로부터도 지원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연구소 설비를 독일대학컨소시엄으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외국에서는 아이디어만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그는 비록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 여건이 여의치 않지만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독산학협동단지는 건설 시공및 토지계약을 맺으면 10월께에 연구소별 전문위원회를 발족, 구체적인 연구분야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공동연구 프로젝트 사업, 인력교류, 기술이전 사업도 개시할 계획이다. 11월에는 한독연구단지법인이 설립되고 12월엔 독일측 투자규모 및 참여기업이 확정된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