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소각장이 시민 휴식공간으로.' 혐오시설로 여겨져 온 소각장이 수영장과 산책로, 심지어 양식당과 전망대까지 조성되면서 시민의 사랑을 받는 휴식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소재 구리소각장이 대표적인 곳으로 국내에서 시설 배치와 운영이 가장 잘 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리시는 환경시설과 휴식시설의 조화가 잘돼 있는 일본지역 시설들을 벤치마킹해 국내 여건에 맞도록 설계를 개선한 후 지난해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지난달 13일 시민들에게 호평받는 휴식공간으로 탄생시켰다. 눈에 띄는 시설은 1백m 높이의 소각장 굴뚝 90m 지점에 위치한 80평의 전망대와 1백10평의 레스토랑. 한 시간 동안 한 번 회전하면서 인근 시가지와 남양주시 일원, 서울 테크노마트와 팔당댐의 운치 있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전망대에 설치된 6대의 망원경을 이용하면 멀리 있는 수락산과 도봉산의 정경들도 바라볼 수 있으며 야간에는 한강 다리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레스토랑과 함께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두 1천2백석의 의자가 완비된 국제규격의 인조잔디 구장은 장마철에도 축구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길이 25m짜리 6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과 지하층에 마련된 사우나장도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또 공원과 산책로는 저녁 7시 이후에는 가족 단위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거린다. 구리시 청소과 송기성 계장은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하루 평균 2천5백여명,평일에는 5백여명이 찾고 있다"며 "시설 유지와 함께 더 좋은 시설 조성에도 힘써 훌륭한 휴식처로 가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백t의 생활쓰레기를 소각하는 소각장은 인근 남양주시의 쓰레기를 함께 처리하고 있으며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소각열은 수영장과 사우나장의 물을 데우는데 쓰고 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