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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7일자) 미국의 e메일 무단침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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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회사에 일방적으로 e메일을 보낸 행위가 무단침입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미국에서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결과에 따라선 스팸메일 등 사이버 공간상의 분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미국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달 말로 예정된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의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인텔에서 해직된 한 엔지니어가 회사를 비방하는 메일을 계속 올리자 인텔이 그를 '회사재산 무단침입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인텔이 고소한 법적 근거는 사이버 공간도 명백한 사유재산이며 따라서 원치않는 사람으로부터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피고소인은 건물에 무단으로 침입한 적은 없으며, e메일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기업과 해고자 사이의 분쟁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법원의 판단 여하에 따라선 정보화 사회 전반에 그 파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원치 않는 e메일을 띄웠다고 모두 무단침입으로 간주하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법원이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행위에 제동을 건다면 당장 스팸메일 규제근거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옵트 아웃'(발송자 입장을 고려)과 '옵트 인'(수신자 입장을 고려) 등 규제방식 논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의 재산개념을 토대로 보다 엄격한 수신자 사전동의를 강조하는 판결이 나오면 '옵트 인' 규제방식이 더욱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로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스팸메일뿐 아니라 휴대폰을 통한 스팸성 메시지까지 가세하는 가운데 보다 확실한 법적 장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분쟁이 아니더라도 우리 역시 이런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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