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700선 부근에서 좁은 등락을 보이고 있다. 수급 구조의 개선이 없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과 프로그램 매수가 일단 700선 지키기를 합작한 모습이다. 오르기는 했지만 외국인이 최근 관망세를 깨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다시 1,000억원 가까운 적지 않은 규모의 순매도 공세를 벌여 매도 재개의 우려를 야기했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주식 사들이기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지만 제한된 매수여력으로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융시장 약세 등으로 미국 경기의 악화가능성을 확인하며 결과적으로 증시 하락의 이유를 제공했다. 두번째 대형 이벤트인 미국 기업의 재무제표 재공시는 마감일인 14일까지 완료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국내 시장 심리는 추가하락보다는 반등모멘텀 찾기에 기울고 있는 모습이나 대외 여건의 안정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차별화는 쉽지않은 상황이다.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행보도 보수적 현물 거래 동향을 참고할 때 기존 약세장 시장전망의 교정 보다는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관리 차원으로 이해되고 있다. 700선 위쪽 매물 저항을 고려할 때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적절한 물량조절을 병행하는 대응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 위아래 제한된 흐름 = 시장전망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엇갈리는 모습이다. 700선에 대한 최근의 기술적 지지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과, 반면 시장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양측 모두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급등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 흐름이 불투명해 660선 전저점을 확인하는 시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강하다. 일단 긍정적인 요인으로 투신권이 전날에 이어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고 고유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바닥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기술주 대표주자의 부진과는 별개로 포스코, SK텔레콤 등이 바닥권을 만들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강하게 위로 치고 나갈 힘은 없지만 팔 세력도 없고 단기적으로 선물시장 흐름과 프로그램 매수도 위험보다는 기회요인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오는 금요일까지 시장이 조금 조정을 받더라도 700선 주변에서 급락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경우 다음주 중반부터는 철강, 통신서비스 등 낙폭과대 우량주 중심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미국 연준리의 경기하락 우려가 부정적으로 시장에 반영됐지만 경기문제는 대체로 반영돼 크게 볼 때 미국 시장도 바닥권 탐색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교보증권 김정표 연구위원은 “지수가 700선위로 오를수록 외국인 매도가 강해지고 있어 수급 불안이 여전한 한계”라며 “미국시장의 재무제표 인증서 제출도 진행상황이 여의치 않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은 “지난 7월 5일 부터의 경우를 볼 때 외국인이 선물에서 누적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 현물은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종합지수가 10%가량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상승을 예상한 것이라기 보다는 해지차원의 매매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점점 쌓이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후 시장이 어려울 때 힘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