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고급 과학두뇌 산실'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노벨 과학상에 도전할만한 스타를 만들어 내기엔 한마디로 역부족이다. 노벨상급 뿐만 아니다. 20대 박사 배출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영재 양성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 분야 국내 최고 교육기관이란 명성을 지켜 나가기 위해 KAIST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각에 따라 여러가지 해법이 나올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평범한 '대학'의 하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AIST가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이 리모델링(Remodeling)을 해야 할 때다. ◆ 과학영재교육 기관으로 거듭나라 =과학영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과학영재학교(과학고)에서 KAIST 학.석.박사 과정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학사과정에서부터 연구과제에 참여하는 것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영재를 선발하고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시급하다. 일부에서는 KAIST가 아예 과학기술 중심의 종합대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 선진국형 커리큘럼 도입하라 =지금처럼 학과단위의 세부 전공형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문간 융합이 되지 않고는 우수한 연구결과를 내기가 어렵다. 나노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물리 화학 생물 기계 원자력 재료 바이오시스템 등 관련 학과간 협조체제가 필수적이다. 인접분야 학과간 융합은 초일류 대학이라는 목표 실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미래 전략산업인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분야에도 학과간 기술결합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 글로벌화 하라 =KAIST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벗어나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대학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글로벌화되지 못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은 다른 대학에 맡기고 KAIST는 글로벌화에 앞장서야 한다. 이사회에 외국인도 참여시키는 방안도 국제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산.학.연 협력에 나서라 =KAIST는 대덕연구단지내 다른 연구소들과의 연계를 소홀히 해왔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연구소 우수 인력들에게 KAIST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밝혔다. 대덕과 KAIST는 그동안 따로 놀았다. 대덕은 연구단지이고 KAIST는 교육기관으로 통해 왔다. 이는 20세기 모델이다. 지난 시대의 패러다임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연구소들과 힘을 합친다면 KAIST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 또 연구소들의 침체도 막을 수 있다. -------------------------------------------------------------- 알림 = 12일자 9면 '스트롱 코리아' 기사중 '2002년 KAIST 박사지원율'은 전기 모집 결과이므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