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남북은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회담 첫날 1차 전체회의와 실무접촉을 갖고 그동안 양측이 합의했던 거의 모든 과제의 이행일정을 잡기 위해 조율작업에 들어갔다. 통상 장관급회담 첫날은 인사 정도만 하고 이틀째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북측도 회담에 상당히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령성 북측 대표단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에게 "합의도 중요하지만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회담이) 아마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도착 성명에서도 실천을 강조,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동안 남북간 합의사항을 무산시킨 적이 많았던 북측이 실천을 강조한 것은 의미 있는 태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북측은 이날 남측이 제의한 △경의선 철도·도로연결 등을 논의할 제2차 남북경협추진위원회 회의의 이달내 개최 △추석(9월21일) 이전 제5차 이산가족 금강산 상봉 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회담 전망을 밝게 했다. 북측은 또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을 논의할 4차 적십자회담을 조속히 열자는 제의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시찰단의 남한 파견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해교전과 같은 무력충돌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군사당국자 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열어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우리측 제의에 대해서는 북측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