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여윳돈...자사주 취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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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에 잇따라 나서는 등 주가방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대형주뿐만 아니라 성신양회 대웅제약 등 중소형주로 확산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800선 밑으로 떨어진 지난 7월 이후 자기주식 취득을 결의하거나 만기가 돌아온 자사주신탁(펀드)을 연장한 상장사가 20개사에 달한다.
삼성전자 1조원을 비롯 국민은행 1천6백억원, 전방 1백억원등 총 금액은 1조3천억원 규모다.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잇단 자사주 취득은 외국인 매도세, 기관 매수여력 감소 등 취약한 증시수급 여건에 다소나마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에 나설 경우 증시 유동성은 그만큼 보강되기 때문이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상반기 정부의 KT 지분 매각으로 5조원 규모의 증시자금이 흡수된 이후 수급구조가 급격하게 악화됐다"며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이 시장방향을 돌려 놓을 큰 재료는 되지 못하지만 수급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에 잇따라 나서는 것은 두가지 배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상장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올리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도 풍부한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올해 현금흐름이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추정한다.
또 주가가 미국발(發) 충격 등 외부변수 영향으로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판단도 자사주 취득의 배경으로 꼽힌다.
주가의 고평가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은 상장사 평균 7∼8배에 이르며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자사주 취득 기업의 경우 경영진 스스로 실적 및 향후 주가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만큼 이들 종목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7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폭이 컸던 것도 자사주 매입 효과 때문이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