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에도 남북화해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고 있다. 남북합동 법회와 통일염원 기도회, 십자가 대행진, 통일음악회 등 각 종교마다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중이다. 서해교전 이후 냉각됐던 남북관계가 최근 다시 화해 분위기로 돌아서는 때여서 종교계의 이같은 움직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불교계에서는 오는 16일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봉행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주최하고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주관하는 이번 법회에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북한 불교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북측 불교대표들은 8.15 민족통일대회 참가단의 일원으로 오는 14∼17일까지 서울을 방문하며 조선불교도연맹 황병준 부위원장과 심상진 서기장 등이 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 불교계는 당초 광복절에 동시 법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8.15 민족통일대회 일정에 따라 날짜를 하루 뒤로 미루고 합동법회를 열게 됐다. 이날 법회에서는 통일을 기원하는 타종과 함께 남북한 불교계를 대표한 정대 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과 박태화 조선불교도연맹 위원장의 메시지 및 남북 공동 발원문이 낭독된다. 개신교계에서는 오는 15일 도라산역∼임진각 구간에서 '평화통일과 화해를 위한 PPP 2002 십자가대행진'을 펼친다. 국회조찬기도회와 세계성령운동중앙협의회 한.일기독의원연맹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1천여명의 신도들이 참여할 예정. '주여, 이 땅에 부흥과 통일의 물결이 파도처럼 일어나게 하소서'라는 주제 아래 남북 평화통일과 민족화합, 한.일간의 용서와 일치, 지구촌의 평화와 인류 화합을 기원하게 된다. 또 도라산 역에서는 평화통일 음악회도 연다. 'PPP 십자가 대행진'은 지난 98년부터 매년 열려온 통일기원 행사로 PPP는 '부산·판문점.평양'의 영어표기 첫글자를 딴 것.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오는 11일 오후 7시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한국교회 연합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를 열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독교인들의 뜻을 모은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조국의 평화통일과 선교에 관한 기독자 동경회의'에서 올해 평화통일 남북 공동기도주일에 사용될 공동 기도문과 예배문을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합의해 발표했다. 이달 11일의 평화통일 남북 공동기도주일에 남북한 교회에서 사용될 이 기도문과 예배문은 남북의 화해와 공존에 교회가 앞장설 것을 천명하고 있다. 천주교계에서는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와 안동교구장인 권혁주 주교가 성모승천대축일(15일)을 앞두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염원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특히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는 정 대주교는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지만 지금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모른 체할 수 없다"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북한의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북한 동포들을 돕는 데 앞장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평화방송.평화신문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공동으로 오는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 명동성당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통일음악회'를 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