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폭력조직들이 일본 야쿠자를 모방, 기업화하고 있으며 해외진출을 통해 현지 한국인 갱단과 연계를 모색하는 등 국제 범죄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의 야쿠자가 한국을 새로운 활동무대로 택해 국내 폭력조직에게 불법 자금 및 조직 관리를 전수하고 있으며, 한.일 양국 폭력조직의 파이프 역할은 한국계야쿠자들이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박건찬(경정) 교통과장은 4일 일본 도쿄도립대학 법학부 석사학위 논문인 `한.일 조직범죄의 실태와 법적 대응에 관한 비교'에서 일본 경시청및 경찰청 자료를 토대로 한.일 폭력조직의 비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내 폭력조직은 최근 서방파.양은파.OB파 등 이른바 `3대 패밀리'가 와해되고 소규모 파벌로 나눠져 군웅할거를 하고 있다"며 "이들은 건설업과 연예산업,금융업 등으로 합법화하는 등 `중소기업형 폭력조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특히 국내 폭력조직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일본 야쿠자의 풍부한 자금과 조직관리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야쿠자와의 연계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지적했다. 일본 야쿠자도 지난 92년 `폭력단 대책법'이 제정됨에 따라 일본 내에서 공식적인 활동이 어렵게 되자 새로운 활동무대로 한국을 선정, 국내 폭력조직과의 연대에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과장은 한.일 폭력조직간의 연대는 한국계 야쿠자가 맡고 있으며, 지난 90년`범죄와의 전쟁'에서 국내 폭력조직의 보스급들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야쿠자들과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일 폭력조직의 연계가 계속되면 국내 폭력조직의 야쿠자화, 일본야쿠자에 대한 예속화 뿐아니라 야쿠자의 검은 돈이 국내경제에도 적잖은 해악을 줄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98년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업에 일본 자금이 유입된 것에대해 일본 경시청은 이 자금이 야쿠자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박과장은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각종 게이트에서 폭력조직들이 금융업은 물론, 레저산업, 연예산업 등에 손을 뻗치고 있다"며 "일본에서 `야쿠자 리세션'(야쿠자들의 불법채권 등에 의한 경기침체)'을 초래한 것처럼 경제문제화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범죄와의 전쟁' 이후 국내 폭력조직의 해외진출도 활발히 이뤄져 교민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폭력조직의 결성을 추진하거나 현지 한국인 갱단과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박 과장은 말했다. 그는 "국내 폭력조직의 해외 진출은 미국과 일본, 호주,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마카오, 브라질, 멕시코, 칠레, 콰테말라, 아르헨티나 등 14개국에 이른다"고 전했다. 박 과장은 국내 폭력조직의 야쿠자화를 막기 위해서는 ▲국제공조 수사를 통한단속체제 강화 ▲폭력조직의 자금흐름을 차단하는 경제수사기구 설립 ▲함정수사 및잠입수사 등 새로운 수사기법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