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급등락을 거쳐 소폭 상승한 수준에서 마감했다. 앞서 사흘동안의 달러매도(숏)심리는 일단 멈췄다. 본격적인 휴가철의 도래를 맞아 시장 유동성 부족은 변동성 확대의 빌미를 제공했다. 달러사자(비드)와 팔자(오퍼)가 얇아 순간적인 매매동향의 이동에 따라 기울기가 커졌다. 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20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엔화 강세와 SK텔레콤 지분매각분의 추가 공급 기대감에 기댄 달러매도(숏)가 오전장을 지배했다. 반면 넉넉하지 못한 시중 물량을 확인한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도초과(숏)상태 커버 수요와 역외매수세 등이 오후장 환율 반등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2,3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주식순매도를 단행, 사흘간 3,000억원 이상의 매도우위로 역송금수요에 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국내 시장 참가자들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119엔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990원대를 회복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일부터 기준물로 변경된 스팟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70원 오른 1,184.5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188.00원, 저점은 1,175.70원을 기록했다. 하루 환율변동폭은 12.30원에 달해 전날에 이어 10원 이상을 이동했다. ◆ 시장 불안감 당분간 지속 = 8월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라 순간적인 수급상황의 변화가 장중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이와 함께 제한된 거래범위를 주축으로 시소를 벌일 가능성도 함께 있다. 단기 고저점으로 지목되는 1,200원대와 1,160원대가 가장 무난하게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전중 SKT 지분매각분 등을 믿고 과하게 밀고 내리다가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급하게 진행됐다"며 "그러나 결국 과매수 상태까지 도달한 뒤 재차 업체물량에 밀리는 등 장중 포지션 이동이 급박하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향성은 단기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심리가 강한 것 같고 월초에 얼마나 띄워줄 수 있는가에 따라 8월 한달 등락이 이뤄질 것"이라며 "다음주는 1,172∼1,173원까지 흐를 여지가 있는 반면 위로는 1,195원 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전엔 엔 강세를 반영한 반면 오후에는 물량 부족에 따른 손절매수가 강세를 보인 뒤 1,185원 이상에서는 차익매물이 나왔다"며 "특별한 수급은 없는 가운데 SKT 지분매각분은 오늘부로 일단락된 채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당분간 큰 수급이 없다면 순간적인 수급동향에 따라 미묘하게 움직이는 장세가 될 것"이라며 "8월 한 달 큰 그림은 미국 달러화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되는 가운데 1,165∼1,205원의 넓은 범위에서 등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엔/원 990원대 회복 = 전날에 이어 원화와 엔화간의 연결고리는 느슨했다. 이날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엔/원 환율은 한때 100엔당 1,000원에 근접하는 등 전날의 980원대에서 990원대로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9엔을 축으로 오르내렸다. 전날 뉴욕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미국 경제지표와 증시 급락으로 하락세를 보여 119.17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개장초 118.70엔대까지 추가 하락했다. 이후 큰 등락없이 정체된 달러/엔은 119엔대를 일시 회복하면서 상승 시도를 했다. 그러나 반등시마다 매물에 막힌 달러/엔은 오후 4시 55분 현재 118.88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067억원, 225억원의 주식순매도를 나타냈다. 사흘째 주식순매도로 역송금수요이 축적돼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50원 낮은 1,180.30원에 하루를 연 환율은 차츰 하락, 9시 35분경 저점인 1,175.7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환율은 1,176.00∼1,178.30원 범위에 갇힌 채 주로 1,177원선에서 움직이다가 오전장 막판 손절매수 등장으로 11시 56분경 1,178.80원까지 올라선 뒤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70원 높은 1,179.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달러매수세 강화로 1,180원대를 회복, 2시 16분경 고점인 1,188.00원까지 치달았다. 이후 환율은 한동안 1,185∼1,186원에서 숨고르기를 하다가 달러/엔의 119엔대 진입에 맞춰 1,187원선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재차 달러/엔이 반락하고 고점 매물로 환율은 1,183원선으로 떨어진 뒤 장 막판 1,184∼1,185원을 오갔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9억6,7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2,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8,500만달러, 3억8,390만달러가 거래됐다. 5일 기준환율은 1,181.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