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관용 의장이 '부결'을 발표하자 투표에 참여했던 의원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듯 한동안 술렁거렸다. 한나라당은 이날 투표 직전까지 장상 총리 지명자의 인준여부와 자유투표 실시여부를 놓고 고심했다. 전날 당소속 여의도연구소에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총리직 수행에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56.9%를 차지하는 등 여론이 좋지 않아 당의 입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표결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대다수의 의원들은 '여성표를 걱정하기보다 총리다운 총리를 뽑는 게 중요하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남경필 대변인도 "한나라당 원로의원 일부는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안다"며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민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장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에 동의키로 의견을 모았으나 표결 결과가 부결로 나타나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부터 '새벽 21'소속 김성호 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장 총리 지명자의 국가관,도덕성,신뢰성 측면이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인준 반대'의견을 분명히 해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의총에서 격론 끝에 자유투표를 실시하되 '찬성해줬으면 좋겠다'고 지도부가 권유하는 선에서 당론이 마무리됐다. 자민련도 투표 참석 예정 9명 가운데 김종호 정우택 의원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등 장 총리 지명자 인준은 처음부터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