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가 러시아군에 의해 자국영토가공격을 받았다고 강력히 비난하자 러시아측이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며 나서는 등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루지야 외무부는 30일 성명을 발표, "러시아군이 29일 헬리콥터 1대를 동원해판키시 계곡을 공격했다"면서 "러시아 정부의 특정 정파가 최근 누그러진 러-그루지야 관계를 무시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려 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또 "러시아군 공습은 그루지야 정부가 체첸 반군을 숨겨주고 있다고 비난한 하루 뒤 이뤄졌다"며 "러시아군은 이같은 도발 행위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촉구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그루지야측의 이같은 공습설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알렉산드르 도브리쉐프스키 공군 대령은 "지난 밤 우리 군의 어떤 헬기나 전투기도 판키시 계곡으로 출격하지 않았다"면서 "그루지야측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맞받아쳤다. 세르게이 야스트르젬스키 크렘린 정보국장 겸 대통령 보좌관은 앞서 29일 "그루지야 정부는 처음에 판키시 계곡에 체첸 반군이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말을 바꾸는등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러-그루지야 관계가 현재 안정적이고 건설적이며, 우호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공박했다. 양측의 이같은 공방은 러시아군과 체첸군의 치열한 전투가 최근 나흘동안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러시아 국경수비대와 그루지야에서 체첸으로 진입하려는 체첸군 200여명은 지난27일 이후 그루지야-체첸 접경 지역에서 전투를 벌여 러시아군 7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으며, 체첸측에서도 10여명의 인명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투가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