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가 급반등했지만 25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 급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보합수준까지 되밀렸다. '체감지수'는 그만큼 썰렁했다. 지난 22일부터 3일 연속 투매가 이어지며 다우지수 8,000선이 붕괴되는 미국의 메가톤급 충격에도 700선을 꿋꿋이 지켜낸 국내 증시의 또다른 단면을 보였다. 향후 전망에 대한 낙관과 비관적 전망이 엇갈리면서도 전문가들은 700선 저가매수 의견에는 쉽게 의견일치를 보이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700 매수,750선 매도=전문가들 사이엔 대세상승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700선 근처에선 저가매수에 나설만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게 주된 이유다. 대부분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나 전년 동기대비 크게 신장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감안,미국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진 700선에 낙폭과대 우량주를 '매수',750선에서 '매도'하는 박스권 전략을 권하고 있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뒷받침되지 않아 올해 대세상승은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원화강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주는 700선 초반에 사서 반등시 매도하는 투자전략은 적극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김석중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700선에서 홈쇼핑 등 내수우량주를 매수한 다음 750선 근처에서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외국인·기관 박스권 대응=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파생시장에서 뚜렷한 포지션 변화를 보였다. 그동안 현·선물시장에서 매수와 매도를 달리하던 외국인이 대규모 현·선물을 동시에 순매도한 것.반면 콜옵션은 5만계약이상을 사들이며 상반된 포지션을 취했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날 현·선물을 매도한 것만 놓고 보면 하락에 무게를 두는 포지션"이라면서도 "콜매수에 나선 건 옵션만기를 염두에 둔 박스권 장세를 대비하는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투신의 매매패턴도 큰 폭의 등락이 없는 박스권장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황 선임연구원은 "이날 현물을 사면서 선물을 동시에 매수한 건 만기일까지 시장이 가두리(일정범위에서 등락)장세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