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미국의 페어차일드반도체가 경기도 부천에 세계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R&D센터를 설립한다. 돈 데스비안 페어차일드 기술담당 부사장은 25일 한국을 아시아 시장 전략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패키지 기술을 개발,각 지역 생산법인에 지원하고 조율하는 패키지 R&D센터를 오는 9월중 경기도 부천에 설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패키지는 실리콘 칩에 다리모양의 리드 프레임을 붙이고 검은색 수지 등을 입혀 완성된 형태의 반도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일컫는다. 데스비안 부사장은 최근 들어 패키지가 부품을 소형화 단순화하는 핵심기술로 인식됨에 따라 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R&D센터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페어차일드는 각 사업장이 제품별로 연구개발을 담당해왔으며 세계적 차원의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스비안 부사장은 5∼6개의 칩을 하나의 반도체에 담아 내는 시스템 인 패키지,칩 수준의 크기로 패키지를 만드는 CSP(chip scale package) 등 새로운 패키지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페어차일드는 이를 위해 내달부터 이사급 책임자를 포함해 재료공학 기계공학 등을 전공한 10명의 연구원을 사내외에서 채용한 뒤 단계적으로 연구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패키지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는 배경에 대해 지리적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의 중심에 있어 고객들과 접촉하기 쉬운 데다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용반도체 신호처리용반도체 통신용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페어차일드는 지난 1998년 삼성전자로부터 부천의 전력용반도체사업부를 인수,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를 설립했다. 2000년에는 한국에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올해 3월에는 경기도 화성에 4천5백평 규모의 첨단 물류센터를 완공하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페어차일드는 세계 20위권의 반도체회사로 지난 2·4분기중 3억6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