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폭락사태는 국내 증시에도 직접 영향을 줄 공산이 높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미국증시 폭락이전에만 해도 국내 증시의 양호한 펀더멘털 등을 고려,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었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예상외 급락으로 인해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에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조정폭과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며 "일단 700선에서 지지선 테스트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은 미국과 국내 증시의 저점을 확인한 다음 저점 매수에 나서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 지수 700선이 지지선 될 듯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내 증시가 전저점인 700선 부근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00은 논리적인 근거로 산출된 것이라기 보다는 올해 저점이 이 지수대에서 머물렀었다는데 따른 심리적 수치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증시의 약세와 함께 환율 하락은 외국인들이 차익실현 욕구를 부채질할 수 있다"며 "이번 주는 700선이 국내 증시의 바닥인지를 재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국내 증시가 급락해 미국발 악재를 미리 반영한 효과가 있어 국내 증시의 낙폭이 미국보단 크지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이 아직 바닥에 이르지 못하고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이 우세한 편이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미국 증시는 현재 IT경기에 대한 버블을 해소하는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며 "1929∼32년 당시 성장주였던 자동차, 가전업종 등의 거품이 꺼지는 사례를 감안해볼 때 10% 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 보수적인 투자자세 요구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현재의 약세 기조를 반전시킬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발 악재 이외에도 환율하락과 S-Oil사건 등이 어우러져 국내증시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다. 신영증권 장 본부장은 "보궐선거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일정까지 감안한다면 향후 시장 전망은 상당히 불투명한 편"이라며 "일단 저점이 확인될 때까지 매수타이밍을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환율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수출주나 기술주보다는 내수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리캐피탈투자자문 이남우 대표는 "당분간 기술적 반등에 대비하면서 4분기이후 예상되는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은 급등장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