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바캉스] 배낭 메고 '훌쩍' 세상시름 '훌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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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트레킹의 묘미중 하나는 탁족(濯足).
달아오른 발을 물에 담그고, 오이 한점 썩 베어물면 세상 부러울게 없다.
계곡에는 또 옛이야기가 있고, 어느새 가다듬어진 스스로의 생각도 바라볼수 있어 좋다.
# 무릉계곡 (강원 동해시)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계곡이다.
호암소에서 시작, 4km 상류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를 말한다.
너른 바위와 바위 사이를 흘러 모인 맑은 계곡수로 이루어진 소가 볼만하다.
수백명이 앉아도 충분한 무릉반석에서부터 계곡미를 자랑한다.
삼화사,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으로 절경이 이어진다.
두개의 물줄기가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는 쌍폭과 용추폭포가 계곡절경의 백미.
산길도 거칠지 않아 온가족이 힘들이지 않고 트레킹할수 있어 좋다.
무릉도원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고려때 이승휴가 살면서 제왕운기를 저술했고, 조선 선조 때 삼척부사 김효원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조선전기 4대 명필가로 꼽혔던 봉래 양사언의 석각과 매월당 김시습을 비롯한 수많은 시인묵객의 시가 1천5백여평의 무릉반석에 새겨 있다.
인근에 해맞이명소인 추암해수욕장이 있다.
무릉계곡관리사무소 (033)534-7306, 동해시청 관광개발과 (033)530-2227
# 12선녀탕계곡 (강원 인제)
인제~고성간 46번국도 12km 지점인 북면 용대1리에 위치하고 있는 총 8km 길이의 깊은 계곡이다.
하늘의 깨끗한 물을 담아 놓을 탕(소)을 만들라는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12명의 선녀가 용례(용대리)의 아름다움에 반해 소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물이 맑고 깨끗하다.
너럭바위가 많아 앉아 쉬기 좋다.
초반에는 걷기 어렵지 않지만 연이어진 탕에 가까워질수록 힘이 든다.
응봉폭포가 크지는 않지만 멋지다.
3시간이 넘는 길에 마주하는 선녀탕이 신비롭다.
독탕, 북탕, 무지개탕 등이 실에 가지런히 꿰어진 푸른 구슬처럼 이어진다.
암반을 타고 내려오는 맑은 물이 오목한 바위탕을 만들고, 탕마다 넘치는 물이 폭포를 이룬다.
용탕은 폭포가 떨어지는 바위벽에 작은 굴이 뚫려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설악산관리사무소 남교리매표소 (033)462-3407, 인제군청 문화관광경제과 (033)460-2225
# 덕풍계곡 (강원 삼척)
강원과 경북을 경계짓는 응봉산 북쪽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오지마을이다.
손때가 묻지 않은 숲, 계곡, 물이 어울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가족단위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다.
주차장에서 덕풍마을까지는 6km 정도.
길은 내내 평탄해 걷기 좋다.
우뚝한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길은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버릿교, 칼등머리교 등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들의 이름이 재미있다.
길 끝 분지에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마을 뒤편으로 용소골로 향하는 길이 나 있다.
원시계곡의 비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가족트레킹은 제1용소까지가 좋다.
계곡을 계속 타고 오르면 반대편 덕구온천쪽으로 넘어가는데 등반장비를 갖춘 전문산꾼이 아니면 힘든 난코스.
장마철에는 특히 위험하다.
계곡폭이 좁고 피할데가 없어 갑자기 많은 물이 쏟아져 내리면 위험하다.
삼척시청 관광개발과 (033)570-3544
# 불영사계곡 (경북 울진)
명승 6호로 지정된 계곡이다.
15km에 달한다.
지난 85년 계곡을 끼고 달리는 36번국도가 포장되면서 피서지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불영사계곡은 성류굴 맞은 편인 수산리로부터 노음리, 천전동, 건작, 밭치밭, 하원리 등으로 이어진다.
하원리에 위치한 신라때의 고찰 불영사를 중심으로 광대코바위, 주절이바위, 창옥벽, 명경대, 의상대, 산태극, 수태극 등의 명소가 30여 군데에 이른다.
절벽은 흰빛을 띠는 화강암으로, 맑은 물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이룬다.
차를 타고 달려서 계곡을 감상할 수도 있다.
2층 팔각정인 선유정과 불영정에서의 전망이 좋다.
웅장함보다는 소박하고 오밀조밀한 경관이 천축산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다.
불영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651년)에 의상대사가 세웠는데,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고 해서 불영사란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전한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5-6393
# 주방계곡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주왕산탐방객의 80~90%가 이 계곡을 찾는다.
중국 당나라 때 진의 부활을 꿈꾸며 후주천왕을 자칭, 반역을 일으켰다 패퇴해 이곳까지 도망온 주도의 전설이 내려온다.
들머리에 자리한 사찰 대전사에서부터 계곡길은 시작된다.
대전사 뒤편의 기암(旗岩)을 비롯 병풍바위, 급수대, 학소대, 시루봉 등의 바위며 절벽이 계곡의 아름다움을 수놓는다.
폭포가 멋지다.
제1폭포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2,3폭포를 거쳐 주왕산 꼭대기의 오지마을인 내원마을까지 가는 길이 특히 푸근하다.
계곡의 수달래가 만개하는 5월이 예쁘지만 한여름 가족트레킹 코스로도 괜찮다.
주왕굴, 무장굴, 연화굴 등에서 주도의 자취를 느껴볼수 있다.
계곡산행지인 절골계곡쪽에 주산지에도 꼭 들러본다.
물속에 뿌리를 내린 왕버드나무와 어울린 풍경이 그림같다.
달기약수탕도 명소.
주왕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54)873-0014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