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 말은 전쟁터에서만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국경을 넘나들며 수출활동을 벌이는 기업들 역시 상대 국가와 기업에 대한 확실한 정보만 갖고 있다면 무역전쟁에서 패할 이유가 없죠." 세계 최대 기업신용정보회사인 D&B(Dun & Bradstreet)의 중국지사장을 맡고 있는 프랭크 리 사장.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19일 열리는 '중국비즈니스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중국과 거래하려는 한국기업은 중국시장 및 기업에 관한 정보 확보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사장은 "한국기업의 지난해 대중국 수출액은 총 1백81억달러로 10년전에 비해 30배 이상 늘었다"며 "하지만 중국기업에 대한 정보가 없어 한국기업들은 수출과 관련해 갖가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예로 든 회사는 중국현지에 공장을 세워 의류를 제조하고 있는 C사. "C사는 중국에서 대리인(에이전트)을 통해 중국 수입상들과 거래를 해왔습니다. 어느날 대리인은 '수입상들이 상품에 하자가 있다면서 보상을 요구한다'며 C사에 보상금을 요청했습니다.C사는 대리인 말만 믿고 보상금을 지불했죠.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수입상들은 C사에 보상금을 요청한 사실이 없었습니다.보상금 요청은 대리인을 통해 하지 않는다는 중국 현지 수입상의 원칙을 몰랐기 때문에 대리인에게 사기를 당한거죠." 리 사장은 "한국기업들은 중국기업과 거래시 중국 경영진이 믿을만한 사람인가 여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며 "사업경력이 없는 대표자나 복잡한 조직구조를 갖고 있는 회사 등과 거래할 때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종업원에 대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없는 회사는 믿을 만한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가급적 거래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모회사이기도 한 D&B는 전세계 2백여 국가의 7천5백만개 회사에 대한 기업정보(재무제표,지불성향분석,법정기록,소송정보,대표자 약력)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지사는 지난 95년 설립됐으며 삼성 현대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국외거래시 D&B의 기업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