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동산신탁에 돈이 몰리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에게 부동산투자신탁이 안전하면서도 비교적 고수익이 가능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새로운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대거 준비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 등 9개 시중은행에서 운용중인 80개 부동산투자신탁 수탁고는 지난 6월말 현재 9천8백3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말(6천6백11억원)에 비해 50%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국민은행 부동산신탁팀의 한경수 차장은 "수익률이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4% 후반~5% 초반)보다 2.5%포인트 가량 높은 7%대인데다 공신력 있는 은행이 분양대금 회수 등을 직접 관리해 부동산투사신탁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동산 신탁이 인기를 모으면서 국민 우리(옛 한빛) 산업 조흥 하나은행 등이 하반기중 총 8천여억원에 달하는 상품을 쏟아낼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9일 목동지역 부동산프로젝트를 대상으로 1천1백억원을 모았다. 다음달에는 3백억원 규모의 펀드모집에 나서는 등 하반기에 2천억원 규모의 상품을 준비중이다. 우리은행은 19일 분당 뉴코아백화점을 업무용빌딩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4백억원의 투자를 받는 등 하반기중 2천억원의 물량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이르면 다음달 말께 성내동 주상복합에 투자하는 상품을 비롯 총 2천억원 가량의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조흥은행도 다음달 1백30억원 규모의 펀드를 모집하는 것을 비롯 하반기중 판매물량을 2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안에 6백억원 규모의 부동산신탁을 선보일 방침이다. 하지만 초보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은행이 사업의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해 상품을 기획하지만 건설사가 부도가 나는 등 최악의 경우 원금을 날릴 수도 있다.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예금보호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도해지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우리은행 신탁팀 박준형 과장은 "부동산신탁은 당시 투자된 사업지에 고정금리의 대출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상승한다고 해도 더 많은 배당수익을 챙겨줄 수 없다"며 "따라서 금리 상승폭이 큰 변동기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