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74년 설립된 국내 최대의 아연 제련업체다. 연산 40만t의 온산제련공장은 단일 아연 제련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또 관계사인 영풍과 미국 호주 등 해외 현지법인의 아연 생산시설까지 합칠 경우 세계 아연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영업실적은 아연가격과 환율에 따라 결정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아연 국제가격이 상승할수록 고려아연의 영업실적도 호전된다. 또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이르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수록 영업수익성이 개선된다. 그러나 국내외 영업환경은 고려아연에 불리한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연가격은 역사적 바닥에 머물러 있고 환율 역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의 경상이익은 전년 대비 50% 이상의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경상이익은 6백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1억7천6백만달러 규모의 외화부채에서 발생하는 외화환산 이익으로 영업상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영풍생명 지분 처분이익과 금융비용 감소 등도 경상이익을 큰폭 증가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올 하반기 영업여건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정홍관 차장은 "주요 아연 제련업체들의 설비 확충으로 공급이 과잉을 보이고 있으나 역사적 저점에 머물고 있는 현재 아연가격과 세계적 경기 회복 추세를 감안할 때 LME 아연가격의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정 차장은 외화부채에서 오는 외환이익과 자회사 실적 호전에 따른 영업외수지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예상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백20% 이상 증가한 8백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현 주가는 실적 대비 크게 저평가돼 있어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 올 연말 예상 PER(주가수익배율)은 5.75배에 불과하다. 이와함께 84.9%에 머물러 있는 부채비율에서 알 수 있듯 우량한 재무구조도 투자 메리트로 꼽히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