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국내 주가 강세와 미국 증시 호전 기대감으로 4개월중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역전됐던 국고 3년물과 통안 2년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으며 금리스왑스프레드는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가 반도체값 상승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자 주식 추세가 강세로 바뀌었다는 전망이 확산됐고 채권 시장 투자 심리는 급격히 냉각됐다. 또 미국이 독립기념일을 테러 없이 무사히 넘기는 것으로 보이자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고 이는 또다른 채권 매도 논리를 제공했다. 금융회사에서 잇달아 하반기에는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도 매도 우위 분위기 형성에 일조했다. 지준일을 맞아 현물 시장에서 거래는 많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국고 3년 경과물 위주로 매물이 많이 쏟아졌다. 바스켓물 금리 급등은 국채선물 이론가를 낮춰 국채선물 하락세로 이어졌다. ◆ 금리 사흘째 상승 = 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7호 수익률 전날보다 0.15%포인트 상승한 5.91%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16%포인트 상승한 5.93%에 장 막판 호가됐다. 금리 상승폭은 지난 3월 4일 국고 3년물 금리가 0.19%포인트 상승한 후 가장 크다. 3년 만기 국고 2002-1호 수익률은 한때 5.97%까지 올랐다가 일부에서 금리 상승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오자 전날보다는 0.13%포인트 오른 5.89%로 상승폭을 좁혔으며 2001-9호 수익률은 한때 6.01%까지 상승한 뒤 전날보다 0.12%포인트 오른 5.95%로 마감했다. 5년 만기 국고 2002-5호 수익률은 0.18%포인트 상승한 6.21%를 기록했다. 통안채 2년물은 0.06%포인트 상승한 5.87%로, 통안채 1년물은 0.05%포인트 상승한 5.49%로 마감했다. 회사채 금리 역시 급등했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 AA- 등급의 수익률은 0.08%포인트 오른 6.76%를, BBB- 등급 수익률은 0.11%포인트 상승한 10.71%를 각각 가리켰다. 전날 플러스로 반전했던 국고 3년물 기준 금리스왑스프레드는 이날 0.04%포인트를 기록, 전날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국채 선물은 거래량이 폭증하며 사흘째 하락했다. 9월물은 전날보다 0.51포인트 하락한 105.03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곧장 하락 반전, 한때 104.77까지 급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11만1,203계약으로 2001년 12월물이 지난해 11월 23일 11만3,319계약 거래된 후 가장 많았다. 외국인은 이날 국채 선물 시장에서 3,900계약 순매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매수 미결제량이 1만1,470계약 남아있어 국채 선물이 상승 전환 하더라도 매물 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투신사도 1,272계약 순매도했으며 은행은 3,842계약 순매수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준일을 맞아 자금 이동을 막기 위해 통안채 창구판매를 실시하지 않았다. ◆ 변수는 여전히 주식시장 =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 하락추세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여전히 국내외 주식시장이다. 다음주 국내외에서 별다른 경제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종합주가지수의 800선 돌파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또 그동안 독립기념일 테러 가능성이 미국 증시 하락을 부추겼던 것을 고려하면 4일 휴무 이후 미국 증시가 기대대로 상승할지도 주목된다.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오늘 거래소에서만 1,650억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이 다음주에도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증시 상승이 이어진다면 국고 3년 금리는 6.15%까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나친 금리 상승을 경계하는 쪽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농협선물의 박장석 과장은 "그동안 금리 하락을 이끌었던 요인은 주가 하락과 수급 호조였다"며 "주가 하락은 반전됐지만 수급이 심하게 나빠졌는지는 아직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을 고려할 때 시장의 주변 요인 체크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