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주역] 김동주 <코리아픽쳐스 대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화제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작품들에 주로 투자합니다.
파묻혀 버리는 작품들은 싫거든요."
영화 투자배급사 코리아픽쳐스의 김동주 대표(36)는 투자원칙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8백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친구'와 5백만명을 넘어선 '조폭마누라'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에도 최대 지분으로 참여한 영화계의 큰손.그는 뮤지컬 부문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지난달 막을 내린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이달말 공개되는 오프브로드웨이 작품 '델라구아다'에도 최대 지분을 투자했다.
"관객들이 즐길 수 있어 투자자들이 손해보지 않을 듯한 작품을 선별합니다.
그러나 전액 투자를 하지는 않습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지요."
그는 '친구'에 총 제작비의 40%를 투자해 80억원을 벌었고 '조폭마누라'에는 13억원을 투입해 26억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제작비 1백억원의 '오페라의 유령'에는 40억원을 투자해 세금과 기타 경비를 제외한 순수익 8억원을 챙겼다.
그는 "총 제작비 75억원 중 30%를 투자한 '챔피언'에 관객 반응이 좋다"며 "'챔피언'이란 제목이 무난한데다 '친구'처럼 70년대 말이라는 시대 배경이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화를 한달에 두 편 정도만 관람한다.
영화광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경험을 하며 관객의 심리를 꿰뚫는 투자 안목을 갖췄다.
광고회사 20세기폭스사 피카디리극장 일신창투와 미래에셋 영화투자팀 등을 거치며 영화 관련 수입 제작 투자 마케팅 등의 실무를 익혔다.
"뮤지컬의 경우 관객이 한정돼 있지만 마니아층은 거의 모든 작품을 봅니다.
투자에 앞서 관객수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 투자보다 과학적이죠.뮤지컬 '델라구아다'에는 제작비 40억원 중 40%를 투자했습니다."
그의 성공은 여러 차례의 실패가 밑거름이 됐다.
영화 '세기말''아나키스트''춘향뎐''일단 뛰어' 등은 흥행 면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춘향뎐'의 경우 영화 사상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올해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는 데 디딤돌 역할을 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